결사항전 우크라 보는 복잡한 속내 '서방 균열의 시작?
[앵커]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 쪽으로 점점 기우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추가적인 무기 지원을 잇따라 약속하고 나섰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한 목소리로 힘을 보태고 있는 것 같은데, 휴전론을 놓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에 미묘한 온도차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권준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동부지역 주요 거점을 잇따라 러시아에 내준 우크라이나는 악전고투 속에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 전쟁을 끝낼 결심은 침략자가 해야 합니다. 우리는 완전한 영토수복이 보장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인 1조 원대 무기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한때 조짐을 보였던 휴전론을 일축하며 우크라이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 백악관 대변인 : 우크라이나는 주권 국가이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입니다. 오직 젤렌스키 대통령만이 이 전쟁을 어떻게 끝낼지 결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도 수도 키이우를 전격 방문하며 강력한 연대를 과시했습니다.
추가적인 무기 지원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도 지지 의사를 밝힌 겁니다.
하지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방문 전날에도 휴전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엠마뉘엘 마크롱 / 프랑스 대통령 : 우리는 평화를 구축하길 원합니다. 어느 시점에서는 휴전을 위한 협의가 시작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유럽에선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경제 위기가 가시화되는 데다 여론도 심상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일부 뺏기더라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의견이 러시아 응징을 주장하는 여론보다 많았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영토 포기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끝내 부담스러운 미국과 휴전 협상을 입에 올리기 시작한 유럽.
서방 동맹 사이에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