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투자 사기 피해 구제해준다더니"...'2차 사기'에 피눈물
[앵커]
금융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피해 금액을 복구하게 해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채는 신종 사기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리 상태를 악용하는 건데 이 같은 2차 사기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황보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5월, 리딩 투자사기로 9천만 원 넘게 피해를 본 A 씨.
사기 피해를 복구해준다는 블로그 글을 보고 SNS 오픈 대화방에 입장했습니다.
대화방 이름은 '재테크 사기피해 회복팀'.
사기 업체 서버가 닫히기 전 빨리 조치하면 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에 A 씨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습니다.
[A 씨 / 2차 사기 피해자 : 얘네 지금 튈 거다, 금방 사이트 닫는다, 진행하는 게 좋겠다고 말을 하면서 그 심리를 파고든 게 처음이었어요.]
이들은 사기 업체가 보이스피싱 조직이라고 신고해 계좌를 지급정지시킨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합의금을 받아내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A 씨 대신 사기 업체를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직접 작성한 피해구제신청서까지 보내왔습니다.
[A 씨 / 2차 사기 피해자 : 업체가 나쁜 애들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자기가 돈을 받아내 주겠다고 했어요. 원래 수수료 말곤 진행비용이 없다고 했는데, 다시 꼭 돌려줄 테니까 이것만 입금하라고….]
자칭 '사기피해 회복팀'은 수수료와 인건비 등 각종 명목으로 끊임없이 추가 비용을 요구했고, A 씨는 모두 19번에 걸쳐 1억천만 원 넘는 거액을 보냈습니다.
마침내 합의금을 받아냈다며 해외에서 돈다발 사진을 보내온 것도 잠시.
차일피일 입금을 미루더니 결국, 완전히 연락이 끊기고 말았습니다.
또 사기였던 겁니다.
[A 씨 / 2차 사기 피해자 : 밤새 뜬눈으로 연락을 기다리다가 답이 없어서 뛰어내리고 싶더라고요. 내가 사기당한 게 맞구나, 두 번 연속으로….]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금융 사기 피해자들만 골라 '2차 사기'를 저질렀습니다.
막대한 금전적 피해로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황을 일부러 노린 겁니다.
[한상준 / 변호사 : 일차적으로 사기 피해를 본 분들은 머릿속에 원금회복, 피해복구가 절실하거든요. 그 마음을 아는 거예요. 피해복구를 해주겠다고 접근해서 여러 명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요구하는데, 이 또한 무조건 사기입니다.]
이미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 금융사기 방지 서비스 앱에는 사기 업체로 등록돼있습니다.
A 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
하지만 피해 복구가 전문이라는 이 업체는 여전히 대화방을 운영하며 사기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