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무너졌다"...한일전 0:3 대패는 왜?
[앵커]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는 한일전이었습니다. 지금 보신 것처럼 우리 팀은 0대 3으로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유효슈팅 단 1개.보는 내내 한숨이 절로 나오더라는 말이과장이 아닙니다. 동아시안컵 4회 연속 우승은 물 건너간 것은 물론이고요. 지난해 3월 친선경기에 이어서 2경기 연속 0:3 패배를 기록했습니다.
결과보다 더 처참했던 건 경기 내용이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화상으로 연결해 관련 내용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시죠? 마냥 웃을 수 없는 아침이기는 한데 어제 경기 직접 해설하셨잖아요. 이게 헛웃음마저 나오던데 위원님께서 해설하시면서 한숨 정말 많이 쉬시더라고요. 어제 경기 한마디로 표현하신다면 어떠셨습니까?
[박문성]
한국 축구가 붕괴됐다. 어제 경기 끝나고 일본의 한 언론이 뽑은 제목 중의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시면서도 정말 이럴 수가 있을까? 경기력 자체가 좀 처참한 것이 아니냐. 얼마 전에 홍명보 감독이 울산현대를 맡고 있는데 울산이 경기력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끝난 그다음에 이런 표현을 쓴 적이 있어요.
이게 축구냐. 어떻게 이렇게 축구를 할 수 있냐. 그래서 이게 축구냐라고 하는 게 상당히 축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게 있는데 어제 경기를 보신 분들은 이게 축구인가라고 하는 말씀을 많이 되뇌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앵커]
일본 언론이 뼈 때렸네요. 한국 축구 붕괴됐다. 반박하고 싶은데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어제 졸전이었습니다. 이게 해외파들이 빠졌다고는 하는데 해외파 빠졌다고 이렇게 경기력이 떨어질 수 있나 싶더라고요. 대패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박문성]
해외파가 빠진 것은 일본도 빠졌기 때문에 해외파의 빠진 것만 갖고 어제 경기력을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본질적으로는 그냥 경기를 못했습니다. 경기력 자체가 일본에게 안됐죠. 그것은 끝난 다음에 벤투 감독도 이야기했던 부분인데 실제로 경기를 하다 보면 축구라고 하는 게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죠. 그런데 어제 경기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축구에서 기본이라고 하는 패스, 볼 터치, 볼을 받고 주는 게 기본적인 게 안 되는 거죠. 그런 데다가 체력이라든지 압박 싸움이라든지 집중력 이런 것들이 모든 것들이 되지 않다 보니까 어제는 90분 내내 경기를 보는데 일본에게 어떻게 한 번도 우리가 밀어붙이는 흐름이 없이 계속해서 몰리는, 90분 내내.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러셨듯이 저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봤던 한일전 중에 최악의 경기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어제는 비기기만 해도 되는 경기였잖아요. 그래서 대패가 더 충격적이었습니다.
[박문성]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동아시안컵에서 우리가 결과, 우승이라고 하는 것을 따내는 것도 모든 대회에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라고 보겠지만 사실 이 대회는 그렇게 우승이라고 하는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었죠. 더 본질적으로는 11월에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대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 개개인들의 경쟁력, 벤투 감독의 전술의 완성도, 플러스 한일전이라고 하는 라이벌의식. 이 정도가 겹쳐서 어제 경기를 한 것인데 선수들의 개개인들의 기본기, 벤투 감독의 전술적인 미스, 그런 데다가 한일전에서 오히려 이런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