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실종’ 누나도 발견…추락 방지 시설 서둘러야
[앵커]
이번 폭우로 남매가 맨홀에 빠져 실종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남동생에 이어 누나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맨홀에 추락 방지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우선 서울시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남매가 건물을 나섭니다.
바깥은 폭우로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던 상황.
바로 앞 맨홀 뚜껑이 열려있다는 걸 알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한 사람이 빠지더니, 조금 있다 또 한 사람이 맨홀로 들어가더라고요."]
이틀 만에 1.5km 떨어진 또다른 맨홀에서 40대 남동생이 발견된 데 이어 나흘간의 수색 끝에 누나도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실종 지점에서 4.6km 떨어진 반포천이었습니다.
남매가 실종되던 날, 맨홀 뚜껑이 열린 곳은 한두 군데가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누가 다칠까, 시민들이 나서서 뚜껑을 직접 닫기도 했습니다.
맨홀은 받침대 위에 뚜껑이 얹혀있는 구조로 돼 있는데, 주요 침수 지역에는 맨홀이 열리지 못하도록 잠금 장치도 돼 있습니다.
하지만, 한계 용량을 뛰어넘는 빗물이 들어차면 물이 거세게 솟구치면서, 그 압력으로 잠금 장치가 맥없이 떨어져 나가기도 합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서울 시내 일반적인 맨홀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뚜껑이 열리면, 사람이 떨어지는 걸 방지해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맨홀 입구는 성인 한 명이 빠질 수 있는 크기고, 사고 시 탈출도, 수색 구조도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맨홀 뚜껑 아래 그물망이나 철 구조물 등 '추락 방지 시설'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한영/서울시 하수관리팀장 : "저지대, 침수취약지역, 역류가 반복되는 지역에 한해서 우선 설치를 고려하고 있고요."]
서울시는 당장 이번 달부터 20억 원을 들여 추락방지 시설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예산으로는 만 개 정도의 맨홀만 가능합니다.
서울 시내 전체 맨홀은 약 27만 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