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에 '태양광 패널'로 보이스피싱 중계기 운영…관리책 구속
【 앵커멘트 】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보이스피싱 우려가 있다 보니 안 받으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보이스피싱범들도 전화번호를 다른 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를 사용하는데요.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야산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그 전력으로 중계기를 운영한 보이스피싱범이 경찰에게 붙잡혔습니다.
김태형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기자 】
한 야산의 빈 공터에 태양광 패널 3개와 비닐로 뒤덮인 중계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패널과 중계기 사이를 잇는 검은색과 빨간색 전선도 보입니다.
경찰이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과 성남 야산에서 발견한 '변작 중계기'인데, 해외 발신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주는 장비입니다.
▶ 스탠딩 : 김태형 / 기자
- "그동안 모텔이나 고시원이 보이스피싱 범죄 장소로 많이 알려졌는데요. 이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야산에 중계기를 설치하는 수법까지 등장했습니다."
경찰의 추적 끝에 지난해 10월부터 중계기를 운영한 관리책 20대 남성 A 씨가 검거됐습니다.
A 씨는 중계기에 공급할 전력을 구하려고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태양광 설치는 누가 지시한 겁니까?" "공범 있습니까?"
-"…."
A 씨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어제(9일) 구속됐습니다.
현재까지 사기 피해 금액은 4천만 원 정도로 조사됐지만,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는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A 씨의 진술을 토대로 보이스피싱 총책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