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째 무통장 입금만?…잡고 보니 보이스피싱
[앵커]
은행 자동화기기 앞에서 10여 분간 무통장 입금을 반복하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한 자리에서 휴대전화를 보며 송금을 반복하는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시민이 신고한 건데요.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으로 가로챈 돈을 공범에게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이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검정 상의를 입은 남성이 우산을 쓴 남성과 종이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냅니다.
자세히 보니 10돈짜리 골드바 3개.
피해자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고 보이스피싱 일당이 거래 현장에 나타난 겁니다.
일당은 금을 건네받자마자 거래대금을 송금해 의심을 피한 뒤, 곧바로 피해자의 계좌를 부정 사용 계좌로 등록해 돈이 인출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송금책 역할을 한 50대 남성 A씨는 인근 금거래소에서 금을 되팔아 870만 원을 챙겨 은행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는 10여 분에 걸쳐 은행 자동화 기기에서 총책의 지시에 따라 돈을 송금했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단기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가 범행에 가담하게 된 A씨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윗선의 지시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울산남부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현금 수거책이 현장 도착하면 사진 찍어서 다시 상선한테 보여주고 여기가 맞냐 확인하거든요."]
경찰은 지난 20일간 울산을 비롯해 서울 등 10여 곳에서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A씨 진술을 바탕으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A씨를 사기 방조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는 한편, 범행 지시를 내린 총책 등을 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