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보장...'가짜 거래소' 이용해 투자금 17억 '꿀꺽'
[앵커]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가상화폐와 금 투자자들로부터 끌어모은 돈 십여억 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가짜 거래소를 이용해 투자금을 빼돌려놓고, 투자자들에겐 손실이 나 돈을 못 돌려준다고 속였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금융투자자문업체 홈페이지입니다.
투자 원금을 100% 보장하고, 환급까지 책임지겠다고 장담합니다.
재테크 필요성을 느끼던 A 씨가 연락했더니 업체 대표는 원금의 세 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가상화폐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얘기에 대표에게 소개받은 코인 거래소를 통해 8천만 원을 투자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거래소 현황을 보면 수익이 나고 있는데도 각종 비용 정산을 핑계로 지급을 거부당한 겁니다.
[제보자 A 씨 / 가상 화폐 투자 사기 피해자 : 뭐 1억 얼마까지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거를 찾으려고 하니 중간에 뭐 어째서 돈을 내야 한다. 어째서 돈을 내야 한다고 계속 그러는데 맨 나중에는 그 돈을 찾으려면 계좌 개설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금 투자에 나섰던 직장인 B 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수익률 3배를 자신하는 전문가로부터 금 거래소를 소개받아 2천만 원을 투자했다가 고스란히 떼인 겁니다.
거래소 측은 투자자 실수로 대부분 손실을 봤다고 둘러댔습니다.
[제보자 B 씨 / 금 투자 사기 피해자 : 금으로만 저는 했고 주식이랑 관계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 수익 낸 걸 가짜로 올리는 용도로 채팅방을 만들었어요. 별도로. 그게 다 여기 (휴대전화에) 있어요.]
두 사람이 받지 못한 투자금은 사기 조직이 고스란히 챙겼습니다.
알고 보니, A 씨와 B 씨가 가입한 거래소가 가짜였던 겁니다.
사기 조직원 안 모 씨 등은 가짜 거래소 홈페이지 수십 개를 만들어두고, 투자 권유를 받은 피해자들이 가입해 돈을 넣으면 코인·금 상품 등이 실제로 매매되는 것처럼 화면을 꾸몄습니다.
이런 식으로 투자자들로부터 가로챈 돈이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7억여 원, 피해자는 20여 명에 달합니다.
안 씨 일당은 빼돌린 돈을 추적하지 못하도록 대포 통장도 무더기로 운용했습니다.
안 씨 일당이 법인 주소지로 꾸며놓은 곳입니다.
이들은 가짜 법인 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세탁하기 위해 이런 허위 법인을 4개나 만들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말 피해자 고소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서, 최근 안 씨 등 네 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오규식 /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계장 :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미끼로 SNS로 접근하여 투자금을 유도하는 경우 투자 사기임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1대1 투자자문을 받기에 앞서, 금융위원회 심사를 거친 정식업체인지 확인하고, 코인 등 상품 거래소도 정부 기관 인증을 받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