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남자 송해 영면...그리던 어머니·아들 곁으로
[앵커]
30년 이상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며 주말 안방을 지킨 송해 씨가 95세로 영면했습니다.
고인은 최근 TV 음악 프로그램 최고령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등재됐습니다.
반평생 전국 곳곳을 다니며 웃음과 희망을 나눴던 고인의 삶을 김현우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매주 일요일 낮, 어김없이 "전국노래자랑"을 외쳤던 '일요일의 남자'.
1927년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송해 씨는 1949년 황해도 해주음악전문학교 성악과에 입학해 노래를 배웠습니다.
6.25가 일어나자 홀로 부산으로 내려와 국군 통신병으로 복무했고,
전역 후인 1955년, 창공악극단에 들어가면서 가수로 데뷔하게 됩니다.
동양방송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인기를 얻기도 했던 송해 씨는 1986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고, 한동안 마이크를 내려놓기도 했습니다.
[송 해 / 김선영 공감토크 : 아들을 잃었을 때는 살고 싶지 않았죠. 제가 보답할 게 아이들을 건강하게 낳아서 튼튼히 키워서 잘 성장시켜서 어머니 아버지한테 바쳐야 도리인데….]
방송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오랜 가수의 꿈을 이룬 건 송해 '옛 노래 1집' 음반을 낸 60세 때였습니다.
한 몸과 마찬가지인 KBS 전국노래자랑의 사회를 보게 된 것도 나이 61살인 1988년.
이후 건강이 허락하는 마지막 날까지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지켰습니다.
단일 프로그램 최장기간 MC라는 전대미문의 기록도 남기게 됐습니다.
60여 년 동안 안방극장을 지켜온 '국민 MC' 송해 씨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서울 종로에는 그의 이름을 딴 '송해 길'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살아있는 날까지 사람들에게 웃음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던 송해.
100년 가까운 인생의 긴 여정은 마쳤지만, 늘 그랬듯, 그의 인자한 웃음은 우리 곁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입니다.
[송 해 / 영화 '송해 1927' 기자간담회 : 정말 감사를 안 드릴 수 없는데, 언제까지 여러분들과 만날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결론이 날 때까지 저는 안 갑니다. 꼭 여러분들 붙들고 같이 가겠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