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운영조직에 판매 후 관리비 명목으로 수 년 동안 25억 원 상당을 챙긴 프로그래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불법 사이트를 토해 4,400억원 대의 도박판을 벌여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3일 불법 도박장 사이트를 개설, 관리한 혐의(도박장 및 도박공간 개설 등)로 프로그램 제작사 대표 A(47)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A씨로부터 구입한 불법 프로그램을 해외에 서버를 두고 4,400억원 상당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조직적으로 운영한 B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또 사이트에 접속해 도박을 한 C씨 등 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12년 1월 법인 명의의 프로그램 회사를 세워 불법 도박사이트를 제작, 4개 운영조직에 판매한 뒤 관리비 명목으로 한 곳당 매월 250만~400만원씩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이 불법 편취한 금액만 최근 5년 동안 24억원에 이른다.

또 B씨 등은 A씨로부터 구매한 불법 도박사이트를 일본에 서버들 두고, 홍콩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4,400억원 대의 도박판을 운영, 24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A씨 등 프로그래머들은 해당 사이트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해주고 주기적인 관리 및 디도스, 해킹 방어 서비스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 IT업체의 디도스 방어프로그램을 구입, 사이트의 접속 방어할 수 있도록 관리하면서 뒷돈까지 챙긴 것이다.

B씨 등도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서버를 두고, 필리핀에 총괄사무실, 국내 경기 안산시 등에 지원사무실을 두는 등 분산해 관리해 왔다. 스팸 신고가 접수되면 ‘OO스타’, ‘O볼’ 등에서 다른 사이트 이름으로 바꿔가며 도박판을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불법 도박사이트를 적발해도 운영자 처벌 수준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제작자와 판매자, 관리자 등 전문 프로그래머를 검거하게 됐다”며 “도박 프로그램 제작 및 판매, 관리 등 협력자도 공동정범으로 적용, 처벌할 계획이며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